검증공원 그룹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안철수 전 의원으로부터 들려오는 야당 개혁 논의도 신선하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측근들의 말에 따르면 안 전 의원은 다른 정당들과의 통합·연대·독자세력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한다. 독자노선을 걷다 여의치 않으면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 함께 ‘중도 빅텐트’를 치고 총선에 나선다는 것이다.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대안을 고민한 흔적은 없이 안 전 의원을 중심으로 뭉치자는 것밖에 없다. 중간지대에서 여야 정쟁에 지친 표를 긁어모아 반사이익을 노리자는 계산이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유골이 발견된 장소는 수감 중 사망한 무연고자들을 매장해온 곳으로, 아직 이 유골들의 신원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이곳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희생자들을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돼 인근에서 여러 차례 발굴이 진행된 바 있다. 만약 이 유골에 5·18 희생자들의 것이 섞여 있다면 그동안 묻혀 있던 5·18의 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것이다. 5·18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도 희생자들의 유골 여부를 하루빨리 확인해야 한다.


북·미 협상이 삐걱거리면서 양측이 결국 대결 수순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은 일찌감치 예고돼 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운신할 폭은 2년 전보다도 좁은 상태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면서 남북대화를 전면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이라도 제안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수단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내부 부정행위에 눈감지 않고 경고음을 내는 공익제보자들이 있어야 사회가 맑아질 수 있다. 이런 공익제보자들은 사회가 마땅히 지켜줘야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감당키 어려운 불이익을 떠안는다. 공익제보자 10명 중 9명이 징계나 집단따돌림 등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전북도 교육청은 재임용 탈락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구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위성정당은 정당법상 200명이 창당준비위원으로 나서고 5개 시·도당이 당원 1000명 이상을 모으면 중앙당을 등록할 수 있다. 한국당에선 그 명칭도 여러 개 준비했고, 현재 비례대표 의원들을 위성정당으로 옮겨 ‘의원 수’로 정하는 총선 기호를 앞당기자는 소리도 들린다. 문제는 이 변칙이 초래할 선거판의 왜곡과 후유증이다. 한국당이 위성정당 선거를 돕기 위해선 비례대표 등록을 전면 포기해야 한다는 중앙선관위 유권해석이 나왔다. 책임정당·대중정당을 표방하면서, 특히 청년·여성·장애인이나 전문가를 수혈해 온 비례대표를 내지 않으면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당 대표·지역구 후보·선거운동원이 위성정당에 표를 돌려주라고 할 수도 없고, 한국당이 위성정당 비례대표 공천에 관여하는 것도 선거법 위반이다. 우회적으로 알음알음 해보겠다는 식인데 이렇게 전국선거가 가능할까. 그 실효성을 넘어 상식 있는 중도층이 이 꼼수를 어떻게 볼지는 불문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에서 남북협력을 증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함께 남북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또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접경지 협력과 도쿄 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협의, 비무장지대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등을 북에 제안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여건이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는 대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부모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 등 일가족 4명이 집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초에도 서울 성북구의 다세대주택에서 빚 독촉 등에 시달리던 70대 노모와 40대 딸 3명 등 일가족 4명이, 앞서 10월엔 제주의 40대 부부가 사업 실패를 비관해 12세, 8세 두 자녀와 함께 세상을 등졌다. 어린이날 2살, 4살 아이들을 끌어안고 숨진 30대 부부를 비롯해 지난해 생활고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알려진 것만 20여건이다.


30일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노총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임무로 노조 조직률 확대, 사회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꼽았다. 현재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1.8%다. 2000년 이후 최고치라고 하지만, 60%대의 북유럽 국가에는 턱없이 못 미치고 일본·싱가포르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 노동자가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현실에서 노조 조직률은 지속적으로 제고돼야 한다. 영세 사업장의 조직률을 높이는 일은 노동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시급한 과제다. 현재 300인 이상 기업은 조직률이 50.6%지만, 100인 미만 사업장은 2%대에 불과하다.


사태의 일차적 책임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있음은 명백하다. 제3국에서 해당국 동의 없이 정상국가의 군 지도자를 암살한 것은 비윤리적인 폭거다. 국제법상 허용되는 자위권 행사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법상 허용되는 자위권이란 명백하고 임박한 위협을 전제로 하지만 미국은 그럴 만한 정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LO 핵심협약 87호·98호는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한 기본규약이다. 한국에선 실업자·해고자가 있다고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공무원노조 가입 대상 확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대학교수 토토프로토 등의 노조 가입 허용 문제가 걸려 있다. 정부는 제29호(강제노동 금지)까지 3개 협약 비준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논의가 장기 공전하자 환경노동위원회를 향해선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다. 자유한국당과 사용자단체, 재계 등이 “시기상조”라며 막아선 여파가 컸고, 노동계가 단협기간 3년 연장 입법안 등에 고개 젓는 사이 여당의 ‘정기국회 우선처리 리스트’에서도 빠졌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ILO 100주년 총회에서 약속한 ‘정기국회 처리’는 완전히 허언이 돼버렸다. 이대로라면 비준안은 파국으로 치닫는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가타부타 논의도 없이 21대 국회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일 뿐이다.


물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들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주들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메이저놀이터 ‘노동시간 쪼개기’로 편법 대응하며 초단시간 노동자가 늘어나 시간당 임금은 늘었지만 월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일례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대로 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은 다른 방법으로 푸는 게 맞다. 가뜩이나 양극화가 최대의 갈등요인인 사회에서, 최저임금을 억눌러 쥐어짜는 성장은 이제 끝내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세월호 폄훼 인사가 결국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위원에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진상규명을 방해한 의혹으로 특조위의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 세월호 참사를 조사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 북·미가 쏟아내는 강경 메시지는 일종의 협상 전술로 보인다. 하지만 대화 분위기는 한번 흐트러지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해 북한을 몰아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트럼프의 ‘무력 사용’ 언급이 북한에 대한 엄포를 넘어 재선을 위한 대응책의 시작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자칫 협상판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


이런 엄중한 정세 속에서 15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손에 어떤 대북 제안이 들려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가 내놓는 대북 메시지의 수위와 북한의 반응이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비건 대표는 방한 전 “미국의 방침은 변한 게 없다”고 했지만 중요한 담판을 앞두고 말을 아꼈을 수 있다. 북한 박 총참모장이 담화에서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은 북한도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비건의 방한은 ‘연말시한’을 앞두고 한반도 대결국면을 진정시킬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정부는 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기반 확충, 미래 선제대응 등 ‘+4 정책방향’도 제시했다. 경기 반등에 진력하되, 반도체 이후 미래 먹거리산업 육성 등 혁신동력은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조혁신을 통한 체질개선, 노인빈곤 등 포용 사각지대의 해소, 인구감소 등에 따른 국민 삶의 질 제고에도 정부 역량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 513조여원의 62%를 상반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회복세가 점쳐지는 세계 경제 흐름에 빨리 합류, 경기 하강국면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공공 메이저놀이터 및 민간투자 규모도 올해 75조여원에서 100조원으로 30% 이상 늘려 잡았다. 국내 유(U)턴기업에 대한 토지 및 공장 매입·임대비용 지원방안도 시행된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입국장 면세점 확대, 관광 활성화를 통해 내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